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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하기에 정말 좋은 계절입니다. 수영하면 여름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수영 강습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그렇게 추천 드리지 않습니다. 여름에는 사람들이 엄청 모여들기 때문에 수강 신청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성공했다고 해도 사람들 때문에 제대로 된 연습을 하기는 조금 힘듭니다. 휴일에 자유수영 가면 정말 물반 아이들 반이거든요. 아직 수영에 자신이 없는 초급반 분들은 25M 레인 가는 것도 겁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이렇게 많다 보니 수질도 관리한다고 하지만 엉망이고요. 그래서 전 가을 수영을 추천 드립니다. 완전 춥기 바로 전, 학생들 방학하기전, 몸자랑하던 사람들의 발길이 끊길 때 등이 이 시기에 속합니다.

오늘은 숨쉬기와 팔 돌리기입니다. 수평뜨기에 정말 많은 공을 드려서 성공했지만 그건 기본도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사람 20분이면 끝나는 것을 저는 일주일을 갔으니까요. 그래서 나름 수평뜨기와 발차기를 열심히 했다고 이젠 성공했다고 착각하고 있을 때쯤 숨쉬기에 들어갑니다. 연습은 쉽습니다. 물 속에 있을 때 음, 나와서 파, 다시 들어가서 음, 나와서 파 이렇게 반복하면 됩니다. 20분정도 계속 연습했던 것 같네요. 이제 진도가 잘나간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갑자기 킥판이라는 새로운 공격이 시작됩니다.

킥판을 붙잡고 수평뜨기하듯이 몸을 쭉펴고 발차기를 해서 앞으로 나가는 연습이었습니다. 여기에 오늘 배운 호흡까지 더해서 말입니다. 제가 수평뜨기로 헤매는 동안 다른 친구들은 정말 빨리 앞으로 나가더군요. 멋지다 생각하면서 저도 열심히 발차기를 했습니다만 앞으로 잘 나가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다 숨차서 숨을 쉬려고 고개를 드는 순간 물이 코와 입으로 들어와서 물을 먹게 됩니다. 이럴수가 있습니까? 이게 어떻게 가능한것이죠?

수영에는 각각의 세부 동작을 정말 철저히 훈련 시킵니다. 세부적인 것이 잘 안되면 이 세부적인 것을 합한 콤비네이션을 진행할 때 저 같이 이런 에러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오른팔, 왼팔, 몸통, 다리, 호흡이 다 따로 작동하지만 이것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지지 않으면 수영은 정확히 할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선수들도 이 각각의 세부 항목들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계속 연습하는 것이겠지요.

그날은 정말 물만 먹은 것 같습니다. 원래는 음, 파, 음, 파, 음, 파 이른 느낌인데 저는 음, 팟, 꼬록 이런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건 수평뜨기 처럼 오래 걸리진 않았습니다. 킥판은 공격용이 아닌 수비용인걸 느끼고 부터입니다. 조금씩 힘을 빼면서 킥판에 주던 힘을 줄여 나가자 점점 호흡이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나중에 배울 정상 호흡과는 아직 거리가 멉니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수영은 힘을 빼는 순간 모든 동작이 완성됩니다. 킥판은 힘껏 잡아서 내 몸을 버텨주는 도구가 아니라, 내 몸이 수평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 같은 것이지요. 이건 빨리 깨쳤던것 같습니다. 물론 앞으로 빨리 안나갔지만요(솔직히 이 발차기 고민은 향후 6개월 이상 지속됩니다.)

이렇게 2주~3주정도 하고 나니 팔돌리기가 시작 되었습니다. 수평뜨기, 발차기, 호흡하기, 팔돌리기 이렇게 배운 것이 모두 접목되는 순간입니다.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해 물을 먹습니다. 처음 제가 호흡을 배울 때 먹는 물은 정말 적은양입니다. 제대로 된 물 흡입은 이 구간에서 시작됩니다. 왜냐면 처음 킥판 호흡을 할때는 자기가 물을 먹겠다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물을 막던지 아님 몸을 세웁니다. 근데 팔돌리기 호흡은 자기도 모르게(물론 물이 들어오는 순간은 알지만 얼만큼 들어오는지 양을 알 수가 없습니다.) 많은 양의 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물을 많이 먹을 수 밖에는 없지요.

팔돌리기란 제일 잘 알시는 자유형에서 앞으로 나가기 위해 다리와 함께 팔을 돌려 물을 잡고 물을 보내는 행위를 뜻하는 것입니다. 처음하는 콤비네이션 동작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텝이 맞지 않습니다. 팔돌린다고 다리 안차고, 호흡한다고 팔 안돌리고, 다리찬다고 호흡 안하고, 아무튼 조금 배우신 분들이 옆에서 보면 가장 우스꽝스런 순간들입니다. 개인적으로 비디오 촬영만 가능하다면 이 순간들이 나중에 수영을 어느 정도 마스터하고 나서 정말 좋은 추억과 자료가 될텐데 말입니다.

이때의 팔돌리기는 나중에 자유형과 접형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쓰이는 것입니다. 일부 강사님들이 처음 배울 때부터 자유형 팔 접기를 가르치시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초급 단계에서는 이렇게 팔을 쭉 펴서 어깨 전체로 팔을 돌리는 팔돌기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잘 하지는 못하지만 제 경험에 비춰보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항상 얘기드리지만 제가 하는 얘기가 진실도 진리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이 그렇듯이 자신의 경험상 이렇다. 이런걸 올리는 것이지요. 제발 우리님들은 이런걸로 맞네 틀리네 이런 다툼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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