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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어느 따스하려고 하는 봄, 이대론 더이상 몸이 견뎌내지 못하고 죽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던 때였습니다. 계속되는 야근과 특근으로 인해 몸은 축나고 있었고, 그곳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주 3회이상 음주에 하루에 한갑씩 피는 담배와 함께 말입니다.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으면 이상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게 운동이었는데 사람 마음대로 되는거 하나도 없다고 하는 족족 실패였습니다. 아침 조깅을 하기엔 너무 추웠고(꼬까파파가 사는 곳은 따뜻한 남쪽나라지만 3월 새벽날씨는 겁나게 춥습니다.), 아파트 헬스장에 있는 런닝 머신을 타다가 피로골절이 발생하고, 밤에 줄넘기 하려고 하니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빼먹기 일수였습니다.

아무튼 하는 운동마다 실패하고 있을 때 우연히 TV에서 보게된 생활 체육으로 소개된 수영을 보았습니다. 솔직히 제가 해병대 나왔다는게 무색할 정도로 완전 맥주병입니다.(실질적으로 해병대에서도 수색대 같은 특수 부대를 제외하고 자대에서 수영을 배우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아빠하고 아들하고 같이 수영하는 걸 봤는데(너무 오래되서 어떤 프로인지는 생각 안납니다.), 너무 다정하게 보여서 나도 빨리 배워서 저 사람들 처럼 아이들과 다정하게 수영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서 찾아 간 곳이 무시무시한 김해시 장유동에 위치한 장유 스포츠 센터입니다. 왜 이곳이 무시무시하냐? 그건 어떤 때에는 몇달동안 T/O가 나오지 않아서 새벽반은 몇달동안 신규 인원이 없을때도 있어요. 저도 첫달은 보기 좋게 실패했습니다. 개장후에 신규 인원을 바로 모집한다고 해서 7시쯤 어기정 도착하니 벌써 신규 인원 모집은 끝났네요.(6시 개장입니다.) 다들 마무리하고 집으로 가고 기존 수영하시로 오는 회원분들 빼고 신규 인원 모집을 위한 인원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달이 흐르고 4월에 이젠 조금 빨리 가야지 하고 6시쯤 도착하니 사람은 100여명 넘게 모여 있었는데, 멀리서 직원인듯한 분이 하시는 얘기가 "이것으로 새벽반은 접수가 완료 되었습니다." 이게 도대체 뭐지? 몇시에 신규 인원 접수하러 와야 되는거죠? 그렇게 좌절한채로(솔직히 술 때문입니다.) 3~4달을 보내고 9월에 다시 5시에 도착해서 대충 도착한 인원을 계산해보니 10번째 안에는 들었는것 같았습니다. 이번달에는 수영할 수 있겠구나하고 생각했지만, 6시 개장하고 신규 인원 접수 시작하면서 직원분이 하시는 말이 "이번달 새벽반은 T/O가 없습니다. 새벽반 신규 인원 접수 신청자는 죄송하지만 다음달에 접수 바랍니다." 아니 이럴수가? 도대체 이 수영장은 어떻게 다닐수 있는거지?

또 2달을 좌절하고 11월에 다시 도전한 수영장 신규 인원 접수에 이젠 4시에 도착했습니다. 꼭 한번 해보겠다는 신념에서 발동한거죠. 그것도 앞에서 4번째로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는 되겠지(사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11월이 수영장 가장 비수기입니다. 그래서 신규 인원 T/O가 발생한 것입니다.)하고 생각 했는데,바들바들 떨면서 2시간을 버틴 후 직원분이 하시는 말 "이번 새벽반은 신규 인원 T/O가 3명입니다."이럴수가 그렇게 기다려서 잠도 안자고 떨면서 버텼는데요. 정말 허탈해서 죽을 것 같습니다. 학교 다닐때 내신 기말고사 망친것 X100배의 충격이었습니다. 왜 제가 무시무시한 장유 스포츠센터 수영장이라고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근데 간절한자에게 기적이 일어난다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일어나려는 순간 제 앞의 아저씨분이 시간대를 11시반으로 선택하면서 저는 극적으로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그 기쁨이란 해 보시지 않은 분은 상상도 할 수 없으실 겁니다. 사실 등록 절차를 잘 몰라 기쁨에 3개월을 끊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아픔을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말입니다. 지금 보면 바보 같은 짓인데 말입니다. 다녀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일단 수영장 갱신 기간이 되면 기존 수강생 먼저 접수하고 신규 수강생을 접수하기 때문에 마지막 5일 안에 줄서지도 않고 등록만하면 끝나거든요. 여러분 왠만하면 장유 스포츠 센터 말고 주변 수영장 다니세요. 요즘 시설 좋은 새로 생긴 수영장 많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정신 건강에 너무 않좋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저는 수영을 시작하게 됩니다. 제목만 보시고 낚시글 아나냐 하시는 분도 계신데요, 이건 제 개인적인 수영의 기원이기 때문에 제목을 이렇게 붙였네요.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에 기초 과정편으로 돌아 오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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