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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의 USJ 피로 때문이었을까요. 오늘 겨우 텐포잔과 레고랜드 두 군데 밖에 가지 않았는데 녹초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중요한 저녁에 온천 가는 것을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땅을 치고 후회했지만 이제와서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래서 시내 야경이라도 구경할까 하는 생각에 예정에 없던 우메다로 향하게 됩니다. 전철을 타게 되니 조금 거리가 있어 쉬는 틈이 생겨 나름 휴식을 취했습니다. 역시 해외 여행은 한살이라도 젊을 때 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절실하게 느낍니다.

레고랜드에서 나와서 약간의 허기가 져서 길거리에서 팔던 타코야끼를 사먹었는데 어설프게 먹는 바람에 더욱 배가 고팠습니다. 그래서 출발하기전에는 우메다에서 한큐 백화점과 인근 쇼핑몰에서 약간의 쇼핑을 하려고 했으나 배고픔에 밀려 포기했습니다.

저희가 저녁으로 선택한 메뉴는 라멘이었습니다. 여러가지 나왔지만 그래도 일본에 왔는데 라멘 한 종류는 먹어러 가야하지 않겠냐면서 라멘으로 결정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는 이치란은 익히 그 명성을 들어 절대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본 웨이팅이 1시간~1시간 30분 정도라고 들었기 때문에 우메다에서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라멘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이 라멘집의 이름은 하카타 잇푸도 라멘집 우메다점입니다. 뭔 이유에선지 쓸데 없이 이름이 길었습니다. 골목골목을 3번정도 뒤진뒤에야 찾았지만 다들 저희와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또 줄이네요. 저녁 시간이라서 그런가요? 40분정도 기다린것 같은데, 아이들이 짜증만 내지 않아도 그나마 기다릴 수 있는 웨이팅인 것 같은데 달래느라 혼났습니다. 그래서 결정적으로 라멘 사진이 거의 없고 다 웨이팅때 주변에서 찍은 것 밖에 없네요. 그것도 라멘집만 교묘하게 안나오게 말입니다.

기다리는 동안 직원이 나와 인원수와 메뉴를 결정하게 했습니다. 조금 규모가 있는 일본의 가게에서는 자판기를 이용하는데 이 집은 특이하게 주문서를 가지고 주문을 받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사람이 많은 것 치고는 들어가서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솔직히 처음 비쥬얼은 별로였습니다. 기름도 둥둥 떠 있고 거기에 챠슈라 불리는 고기 덩어리 한개 툭 올려져 있고 면은 느낌상 불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처음 맛보다 비쥬얼을 좀 더 중요시 하기 때문에 또 블로그의 희생양이 되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희 아들이 정말 맛있게 먹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 제가 가르쳐준 일본어 중 하나인 오이시이를 엄지 척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실 아들은 정말 아저씨 입맛입니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콩국수, 묵사발, 장어국, 곰탕 이런 종류를 좋아하는 초등학생이죠. 아빠인 저도 깜짝 놀랄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저도 슬며시 맛을 보았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스턴트 라면은 우리나라가 최고라 자부하고 저 역시 라면을 무척이나마 좋아하지만 이건 또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맛을 이런 가격에 팔 수 있지? 그것도 일본에서 말이지? 하며 한 그릇을 정말 빠르게 비웠습니다. 정말 사골 국믈 같은 뽀얀 국물에서 느껴지는 보양식 같은 맛이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불은 것 같다는 면발도 이 라멘 국물에 어울려져 정말 적절하게 퍼졌다고 느껴졌습니다. 비쥬얼만 보고 맛을 미리 평가하려고 했던 제 자신이 한 없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나쁜 짓은 안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며, 현지인들이 라멘과 같이 많이 먹던 교자 만두와 계란밥 같은게 있었는데 저희도 따라 시켜 봤는데 역시나 라멘과 잘어울려져 맛있었습니다. 이치란 라멘이 얼마나 맛있는 줄 모르겠지만 실제로 갔다고 해도 여기 만큼 맛있을 수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일본에 4박 5일 있으면서 먹은 음식 중 세 손가락안에 드는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이 근방에 가시면 한번 꼭 맛 보십시오. 라멘 그 이상을 느끼게 되실 것입니다.

라멘을 먹고 햅파이브와 하늘 정원까지 가서 놀다 들어가려 했는데 라멘까지 먹고 나니 오사카 주유패스로 들어갈 수 있는 무료 개장 시간이 다되어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앞쪽까지 가서 줄을 보니 또 1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되겠더라구요. 물어보기도 애매한 시간이라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밖에서 본 햅 파이브를  말씀드리자면 텐포잔을 탁 트인 전경을 볼 수 있는 움장함이라면 햅 파이브는 색깔부터 빨강색 이 이쁘게 칠해져(제가 빨강색을 광적으로 좋아합니다.) 도심에 어울리는 아기자기함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머지는 제가 타보지 않아서 어떻게 후기를 얘기 드릴 수가 없네요.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오니 또 11시가 넘었네요. 내일을 위해 또 우리는 잠이듭니다. 내일은 오사카를 떠나 고베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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