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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러시아 월드컵 대한민국VS멕시코전이 벌어진 새벽 맥주 두잔에 몸이 뻗어버렸습니다. 그동안 쌓여왔던 피로가 한방에 다 분출된 듯 했습니다. 그래서 월요일까지 이틀반을 시름시름 앓으면서 보냈습니다. 병원도 가고 나름 찬바람도 안 맞으려고 노력도하고 해서 아직 많이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습니다. 나름 옆에서 아빠 아프다고 간호하고 밥도 챙겨주는 아이들을 보면서 대견하기도 하고 불연듯 옛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지금부터 약 8년전 우리 공주님이 태어나던날이었습니다. 아들을 유전적 영향으로 머리가 큰 탓에 자연분만을 하지 못하고 수술을 통해 낳았습니다. 해서 당연히 둘째는 수술을 통해 얻을 예정이었고, 아이들 갖는다는 기쁨은 큰아이나 작은아이나 똑같았지만 수술로 인한 긴장감은 조금 덜 했습니다. 근데 첫째의 경험이 있어 이 시간쯤되면  나올 아기가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탯줄 자르시라고 부를 때가 된 것 같은데 왜 소식이 없지? 하고 있는데, 보호자분 빨리 짐 챙기셔서 따라오시지 말입니다. 아이가 위험합니다. 정말 심장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멀쩡하던 아이가 왜 갑자기 이상이 생겼을까? 했지만, 일단 따라가는게 급선무였습니다.

가는 도중 간호사에게 설명 들었습니다. 아이는 지금 호흡 기관에 이상이 생겨 종합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고 생사 여부는 종합 병원에 가야 알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손이 떨려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엄청 말랐지만 신생아였던 그땐 정말 뼈 밖에 없었는데 그 가느다란 팔다리에 몇개씩 튜브를 꼽고 있는걸 보고 있으려니 눈물 밖에는 안났습니다. 종합병원까지는 10~15분 거리였는데 1시간을 간 것보다 더 길게 느껴졌습니다.

종합병원에 가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저는 계속 웨이팅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치료를 하고 보호자분과 상담한다고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2시간 정도 기다린것 같았습니다. 그때는 담배를 피던 시절이라서 2시간 동안 반갑 정도를 피운것 같았습니다. 거의 하루에 피울 양을 2시간 만에 피운 것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만약 아이가 잘못되면 어떻하나? 아이의 엄마에게 뭐라고 얘기하나? 의료사고는 아닌가? 왜 갑자기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겼나? 혼자 상상만하고 답을 내릴수 없으니 더 답답했습니다.

2시가 정도 지나자 여의사 선생님이 저를 불렀습니다. 아이의 병명은 신생아 호흡 곤란 증후군이고, 현재 아이의 생명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내일 또다른 시술을 할 예정이지만 이것으로 좋아진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중환자실의 의사 선생님들은 긍정적으로 얘기하시는 걸 별로 들어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듣고 있는 내내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떻해야 되냐고 물었더니?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아무도 모른채 혼자 모든 것을 다 짊어지고 있는 느낌 아십니까? 바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죄인 같고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누군한테도 얘기할 수 없고 정말 슬펐습니다.

하지만 정신차려야 했습니다. 또 다른 아이의 부모에게 이 힘든일을 전달해야할 일이 남았지 말입니다. 원래 중환자실은 1일 1회 15분 밖에 면회가 되지 않지만 저는 방금 아이가 태어나 입원했기 때문에 특별히 면회 시간이 아닌데도 15분을 허락했습니다. 아이를 보자 참았던 눈물이 계속 나와 아이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간신히 눈물을 닦에 호흡기 달고 있는 아이 사진이라도 보여주자는 심정으로 정말 많은 사진을 찍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안아프게 보이는 사진으로 보여 주려고 말입니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도 글을 쓰려니 눈물이 계속납니다. 계속 글을 쓰기가 너무 힘듭니다. 내일 이어서 계속 쓰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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