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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달에 한번 있는 대학 동기들 모임입니다. 벌써 졸업한지 20여년이 되었네요. 저희 모임도 그쯤 되겠지요. 세월이 지나면서 많이 빠져 나가서 이제 7명만 정예반으로 움직입니다. 한명씩 계주가 되어 쏜다는 개념보다는 메뉴 선정이라고 할 수 있지요. 자기 집에서 가까운명서 평소 먹고 싶었던 것을 고를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물론 일정액을 내지만 솔직히 그리 부담스런 금액이 아니어서 계주가 왕입니다.

오늘은 순서대로 마지막 순서인 친구 차례인데 메뉴는 육사시미입니다. 장소는 마산 오동동인데요. 김해 사람이 왜 거기까지 가냐구요? 제가 원래 김해 사람은 아닙니다. 마산에서 태어나서 창원에서 자라 결혼하고 김해로 넘어 온 것이지요. 따지고 보면 아직까지 창원에서 산 세월이 김해에서 산 것보다 2배이상 깁니다.

그럼 친구 녀석이 자랑하던 육사시미 한번 먹어 볼까요? 일단 육사시미를 하는 집이 거의 그렇하듯이 간과 천엽이 에피타이져로 먼저 나왔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만, 제 친구 둘이는 본 요리보다 이녀석을 더 좋아합니다. 일본 유학 갔다온 친구 말로는 일본의 어느 지방에 가면 이 간을 가로 세로 3x3cm 크기 정도로 잘라 파는 곳이 있는데 정말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첫잔을 이 간과 천엽으로 끝내고 나니 육회가 먼저 나왔습니다. 저희가 시킨 셋트는 육사시미+육회+차돌박이 숙주+곱창 전골 세트입니다. 이렇게 해서 7만원 가격은 그럭 저럭 저렴한 편입니다. 오늘 저희가 모인 인원이 6명이니까요. 물론 뒤에 추가가 시켜서 더 먹긴 했습니다만, 기본 주문세트만 해서 4인~5인상 정도는 충분해 보였습니다. 육회의 핵심은 계란 아니겠습니까? 제가 대표로(원래 이런거 좋아합니다.) 계란과 육회와 배를 잘비비고 먹기 시작하는데 정말 입에서 살살 녹았습니다. 고기가 신선한 것도 있지만 양념이 좋아서겠지요.

사실 맛집의 상당수가 맛을 내기 위해 MSG를 쓴다고 합니다. 물론 이 집이 MSG를 사용하는지 저는 모릅니다. 별로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저는 MSG를 반대하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거부 반응은 없지만, 일부 자연 주의를 선호하시는 분이 자주 다니시던 맛집이 MSG를 사용한다고 분개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원효대사의 해골물이 생각 났습니다. 몰랐으면 그냥 맛있게 먹었을 음식인데 알고나니 맛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사람의 생각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육사시미입니다. 검붉은 빛을 띄며 나오는 자태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식감있게 잘 써시는 것 같더라구요. 여기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도축하지 않는 토요일, 일요일 주말에는 육사시미를 판매하지 않습니다. 도축을 하는 평일에만 육사시미를 판매합니다. 맛을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쫄깃했습니다. 식감도 정말 좋아고요. 근데 몇점 먹자 쫄깃함을 넘어 조금 질긴듯한 식감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예민한 걸까요. 그 뒤에도 친구들이 띄엄띄엄 들어와서 육사시미와 육회를 한접시씩 더 시켰는데 그때는 육사시미보다 육회에 더 손이 많이 갔습니다. 친구들 전체적인 반응은 괜찮다였는데, 저는 계주의 성의를 생각해 별로단 말은 못하고 육회가 맛있네하고 얘기했습니다.

제가 육사시미를 그렇게 많이 먹어 보지 않아서 원래 식감이 이런 것이 좋은 것인줄은 모르겠지만, 일단 제 입에는 별로였습니다. 제 돈주고 먹으러 오라고 하면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처음 식감은 좋았으니 안드셔 본 분은 한번 가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뒤이어 나오는 차돌박이 숙주 구이와 곱창 전골도 평타 이상은 된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여러 가지 메뉴를 가지고 전체적으로 평타 치기는 쉽지는 않는데요. 그래도 메인이 제 입맛에 안맞아서 여기는 제 마음속에서 사라지네요. 앞에도 얘기했지만 안드시분은 한번쯤 도전해 볼 가치는 있는것 같아요. 육사사미만 입맛에 맞다면 크게 돈 아까운데는 아니니깐요.

맛집은 개인 취향입니다. 다음에 좀 더 좋은 곳으로 소개 드리도록 하지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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